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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상상력과 표현의 섬세함등으로 인해 살아있는 어제의 일같이 느끼면서 책을 접하게 된 것은 큰 행운이었다. 하지만 생생함이 오히려 분노를 더욱 자극한 것은 아닐까 한다. 371년前 50여일(1636년 12월 14일~1637년 2월 2일) 남짓간의 시간속에서 벌어진 일들을 접하면서 너무 무기력하고 무능력하여 항전이라는 얘기를 꺼내기 조차 부끄러울 만큼, 목숨연명에 급급한 너무나 나약한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느꼈다면 비약이 심한 것인가? 책을 읽으면서 내내 얼굴은 나도 모르게 부끄러움으로 달아올랐다. 꼭 보이고 싶지 않은 치부를 드러낸 양 내일 처럼 부끄러움이 내도록 가시지를 않는다. 저자가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단순한 항쟁기나 전쟁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이 기간동안의 군왕과 신하 그리고 백성들의 처지와 함께 심리상태를 밀도있게 얘기하고자 했다면 어디하나 놓치고 싶지 않을 만큼 제대로 전해졌음을 인정하게 된다. 하지만 내도록 나약하디 나약해서 침략자에게 응징보다는 피난과 연명을 그리고 종내에는 臣을 자처해야만 그 목숨과 자리를 보전하는 상황... 이러한 상황을 왜 초래했는지도 느끼지 못하는 당시 조선의 지도자 그룹과 백성들... 을 상상하니 그토록 부끄러워지는게 아닐까? 힘없는 者는 죄를 짓는 것이다. 힘이 있어야 하고 없으면 결기라도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책임을 지고 있는 위치에 있는 자 또는 단체라면. 371년전의 그 치욕스런 기억을 우리는 이후 얼마나 절치부심해서 지금까지 오고 있는가? 그날 이후는 치욕스런 일이 없도록 이나라 이민족은 제대로 반성하며 스스로를 담금질 해 왔는가? 200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