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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힘이 세다

생의 수레바퀴


 
 죽음은 누구나 맞닥뜨리게 되는 인생사중의 하나이다. 다만 이를 의식하지 못할 뿐. 언젠가는 누구든지
공평하게 맞이하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누구나가 경험하게 될 일이지만 이에 대해 대개는 두려워하거나(또는 두려워 외면), 애써 부정(불로 장생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경우)하거나 체념하여 그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등 대개가 이럴 것이다. 죽음에 대해서 어떻게 볼 것이냐는 화두를 가지고 있다면 이 저자를 접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본 '생의 수레바퀴' 저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타임지에서 '20세기 100대 사상가'중 한 명으로 선정될 만큼 20세기 정신의학 분야에서 선구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스위스 중산층 가정의 세쌍둥이(딸) 맏이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생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어릴 적 "나는 생명의 목적을 찾아내고 싶습니다"와 같은 작문에서 밝힌 것 처럼 그녀는 아버지의 뜻을 거슬러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 열정적인 인물임을 알 수 있다.

 

 아버지가 하던 사업을 도와 비서 일을 하도록 요구를 받지만, 그녀는 이를 거부하고 자신이 가졌던 그 꿈을 향해 나아간다. 가정부에서 연구소, 병원 연구실, 폴란드 재건을 위한 평화 봉사활동등 의사가 되기 전까지의 열정적인 과정은 그야말로 저자와 함께 하는 듯이 몰입을 하게 만든다. 중간의 사후세계나 영의 세계에 관한 부분은 쉽사리 동의하기가 힘들지만 꿈을 준비하는 과정속의 열심, 생명에 대한 사랑/존중 그리고 마침내는 죽음에 대한 인식/맞이 등은 글을 접하는 내내 새롭게 인생을 바라보게끔 만드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어릴 적 꿈인 의사가 되고 나서도 모두가 꺼리는 죽음을 앞둔 말기 암 환자일지라도 그들 곁에 앉아 그들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주고 그들을 위무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등 그녀가 가진 생명에 대한 존중, 평등,배려의 정신은 때론 성자의 모습까지 겹쳐 나타나는 듯하다.  "훌륭한 의사란 해부와 수술과 처방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의사가 환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은 스스로 너그럽고 친절하고 섬세하고 애정 어린 인간이 되어주는 것이다."

 

 죽음에 대해서도 그녀는 생명연장을 위한 어떤 인공의 조치나 또는 너무 고통스러워 의도적으로 생명을 강제적으로 마감케 하는 어떠한 행위(커보키안 의사의 방식)도 옳지 않다고 본다. 왜냐 하면 사람을 배워야 할 것을 모두 배웠을 때 삶을 마감하는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녀가 말하는 죽음은 또 다른 새로운 세계로의 여정이다. 죽음에 대한 수용도 부정,분노,타협,절망,수용의 단계를 거치게 되지만 말이다. 그녀는 생의 마지막 2년동안 뇌졸증의 연속적인 발작으로 고통스러워 했지만 마지막 까지도 본인 스스로 인내와 순종을 배우고 그 속에서 성장한다고 여겼다. 나비가 고치에서 벗어나 날아오르듯 몸에서 떠날 때를 정해놓은 것은 창조주라며.

"뒤돌아보고 삶을 헛되이 보냈다고 후회하지 않도록 살아가세요. 해온 일을 후회하지 않도록, 또는 다른 삶을 바라지 않도록 살아가세요. 정직하고 충만하게 삶을 살아가세요. 살아가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