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은 힘이 세다

고백



 중학교 내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둘러싼 관련자들의 독백형식으로 구성된 미스터리물이다. 관련자들의 독백 형식은 각각의 관점이 더해 질 수록 수차례 덧칠 한 것처럼 더욱 사건의 전개가 세밀하게 조합이 된다. 신경숙씨의 '엄마를 부탁해'와 같이 각각의 참여자 관점에서 본 현상은 그것대로 재미가 있지만, 그 관점들이 모여 전체 이야기의 줄거리(Plot)가 재구성될 때 또 다른 묘미를 느낀다.

 

어쩌면 이런 느낌을 노렸는지 모르겠지만, 작가가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감에 있어서 어떻게 생각하고 또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설정, 묘사하는지 별개로 궁금해진다.

 

1. 성직자(聖職者).

 - 4살짜리 딸이 학교의 수영장에서 익사하고, 엄마인 유코 선생은 학교를 사직한다.

  봄 방학식을 앞둔 종업식에서 학생들에게 '이것은 사고가 아니라 자기가 맡고 있는 반의
  학생이
 저지른 살인이다"라며 그 사실을 털어놓는다.

 

 - 가해학생으로 거명된 A와 B 학생에 대해서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하면서 이는 자기가
   성직자여서가 아니라 자기 딸의 생명을 앗아간 두 소년을 법에 맡기지 않고 본인의 손으로
   제재하기 위함이었다.

  (살의는 있었으나 직접 죽이지 않은 A, 살의는 없었지만 직접 죽이게 된 B")

 

 - 아침에 나눠준 우유속에 HIV 감염 혈액을 섞어 놓아 학생들은 눈치채지 못하고 마시게 된다.

   이후 혈액검사 결과 확인이후 잠복기 10년등을 감안하면 그동안 생명의 소중함을 실감해
   보라는
말을 한다. A와 B가 그만큼 고통을 겪어보라는 것이다.

 

2. 순교자(殉敎者)

 - 새로운 선생의 2학기 첫날. 베르테르 선생. '누군가가 가진 백 마리 양 가운데 한마리가
  길을 
잃는다면, 그 사람은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남겨두고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지 
  않겠느냐? 
  그리고 다행히 그 양을 찾아낸다면, 너희에게 단언컨대, 그 사람은 길을 잃지
  아니한 아흔아홉 
마리보다 그 양을 찾았다는 사실을 더 기뻐하리라.'

 

 - 베르테르 선생은 잃어버린 양으로 나오키를 생각하고 가정방문을 지속하지만
   나오키(B학생)은 계속 등교를 거부하고 집에서만 틀어박혀 지낸다. 일종의 결벽증세까지
   함께
 드러내면서 내도록 집에서 어머니의 근심속에서 자기 방을 떠나지를 않는 것이다.

 

 - 나중에 유코선생이 방문하여 자기 딸의 살해와 나오키의 관계를 이야기할 때 믿지를
   못하지만
그 엄연한 사실 앞에 어머니는 나오키와 함께 죽음을 결심하지만 결국 자기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3. 자애자(慈愛者)

  - 나오키의 누나는 어머니 살해소식을 듣고 어머니의 일기장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다.

    미나미(4살짜리 엄마, 선생)의 엄마 유코선생의 방문으로 미나미 살해사건에 자신의 아들이

    함께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 이후 결벽증을 앓으면서 은둔을 지속하는 나오키.

    어머니가 나오키를 먼저 죽이려 했다는 사실을 유서에서 확인한다.

 

4. 구도자(求道者)

  - 나오키의 관점에서 본, 슈야와의 만남. 그리고 미나미 살해사건등에 대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전기 충격기로 잠시 실신한 미나미를 수영장에 밀어버리고 그 자리를 뜬 것은
    자기였기에 어쩌면
 슈야에게 이용당한 측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는 은둔속에 지내며 
    HIV 바이러스 감염 공포에 
시달리면서 자책을 지속한다.

    

  - 자기가 가진 그 사실을 떨쳐내지 못하는 한 계속되는 새 담임의 가정방문도 아무런
    치유책이 되지 
못하고 급기야는 어머니의 죽음까지 부르게 된 나오키.

    " 나오키는 불결이라는 갑옷과 함께 남들 이상으로 가지고 있던 상냥한 마음씨도 씻어내
      버리고 
말았습니다. 더이상 제가 사랑했떤 나오키는 없습니다. 인간의 마음을 잃고,
      당당하게 구는
살인자 아들에게 어미인 제가 해줄 수있는 일은 하나 밖에 없습니다."

 

  - 어머니의 죽음이후 계속 꿈은 아닌가 하며 깨면 에그 스크램블을 떠올린다.

 

5. 신봉자(信奉者)

  - 사건의 중심인물인 슈야는 어려서부터 부모의 이혼을 겪은 아이이다. 어머니를
    동경하면서도
어머니에 대한 복수를 내내 꿈꾼 학생. 대규모 살인을 통해 이를 알리고
    어머니에 대한 복수로
 삼겠다는 생각에 전기 충격기등을 개발하면서 시험 대상을 물색하던
    중 미나미를 살해 한것이다.
 물론 나오키를 통해서이긴 하지만.

 

  - 재능 넘치는 어머니는 재혼을 하여 자기가 아닌 또 다른 아이를 가져 행복하게 지내고
    있음을
확인하고는 마침내 폭파장치를 작동시키기로 한다. 발신 버튼을 휴대전화로
    입력할 수 있도록
 하여 번호를 입력하지만 끝내 폭탄은 작동을 하지 않는다.

  - 대신 걸려온 한 통의 전화...

 

6. 전도자(傳道者)

  - 그 전화는 유코선생이었다. 선생은 미리 폭탄을 몰래 해체를 하였다고 전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슈야가 엄마에 대한 복수를 꿈꾸며 미나미도 그렇게 죽도록 했고 또한
    엄마가 근무하는 K 대학에도 
마지막 폭탄을 설치까지 했음을 모두 이야기 한다.

 

  - 개인의 불행을 탓하여 다른 이들의 행복을 앗아가는 심지어 목숨까지 없애버리는
    무모한 생각에
 대해 질타하며 그는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더 보탠다.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을 불러올 폭탄은
 해체만 한 것이 아니라 다른 장소에 새로 설치했다는 사실을.

 

  - 그리고 슈야가 스위치를 누르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도. 하지만 스위치를 슈야는 눌렀고
    불발은
분명 아니었다. 
    다만 그곳은 K대학 이공학부 전자공학과 건물 제 3 연구실... (어머니 연구실이다.)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이라면 모르겠으나 책을 다 읽고 난 뒤 내내 찜찜한 기분이 더 든다. 인물 제각각이 어떻게 보면 과도할 정도로 정상이 아닌 듯 하기 때문이다. 일명 사이코 패스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견 극단의 위치에 인물들을 일부러 그렇게 위치해 둔 것은 작가가 원하는 메세지를 보다 선명히 하기 위함일 지 모르겠다.

그 메세지는 무엇일까. 사랑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