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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힘이 세다

노무현 내 마음의 대통령

이재영 편 | 대청 | 2002년 09월


   노무현!

   그를 알게 된 것은 5공 청문회를 통해서였지만 그후 조금씩 조금씩 그는  모든 면에 있어서 나의 Role
   Model이 되어왔다. 생을 살아가는 자세에서부터 역사와 사회를 보는 눈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칠 것이

   없을 만큼 그는 나의 삶에 있어서 판단의 준거이자 멘토로 자리잡고 있다.
 

   2009년 1월 설에 가본 봉하마을 노사모 사무국에서 발견한 이 책... 지금까지 노무현을 이야기 하면서도

   이렇게 노무현에 대해서 정리한 책을 접하기는 처음인지라 며칠을 두고서 정독을 하였다. 그동안 
   편린들 속에서 이뤄진 노무현이라는 像에 대해 좀 더 다듬기도 할 겸해서였다.    

   아래는 노무현의 가치관의 일단을 엿볼 수 있는 발견한 조각들과 느낀점을  함께 풀어본 것이다.

 

   "한 사회의 가치관이 거꾸로 서 있거나 가치판단이 흔들릴 때, 잘못된 양심을 가진  사람의 지식은 어떤 
   도둑질이나 살인보다도 위험한 범죄가 될 수 있다"
  이 글귀는 곧, 
 민주와 인권, 남북관계등에서 역주행이
   횡행하는 오늘날, 지식인들의
  깨어있는 역할이 그 무엇보다 요구되지만, 소위 배웠다는 그네들은 오로지

   권력이라는 현실의 힘앞에 무력할 뿐만 아니라 부끄러운 줄 모르고 적극적으로 영합하여 세상을
   그릇되게 현혹하고 있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 힘이 있을 때는 권력에 붙고 없을 때는 권력과 멀리하는 것이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가치관의 오도를 
   가져오게 하고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켰다고 보지 않습니까? " 

   5공 청문회에서 정회장에게 던진 일갈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 만큼
  중요한게 어디 있을까? 제대로 된 가치관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그가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서는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물론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는 부나 권력을 중시하지도 그렇다고 해서 경멸하지도 말고 자기답게 사는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하려는 교육관을 가지고 있다. 이는 내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태도와 자세이기에
  더욱더 머리속에 되새기며 지내려고 한다. 예전에 그의 아들과 함께 해외출장을 간적이 있었다. 며칠동안

  그의 존재를 모를 만큼 그는 조용히 지냈던 기억이 난다.  그 아들에게서 받았던 인상과 그의 교육관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나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가 가진 교육관의 영향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었던
  것 같다.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자랑이나 특권의식등은 일행들 누구도 눈치를 채지 못하였음은 물론이었다.


   "
우리 역사에서는 정의가 패배한다는 역설적 당위로 귀착되었고, 나는 그것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다.
    패배하는 정의의 역사가 아닌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고 싶다" 는 것에서와 같이 유구한 우리 역사
   속에서 우리 몸속에 DNA로
  박혀서 내려오는 현실論 앞에서 그는 당당하게 주장한다.  지난 역사 속에서
   우리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옳지 못한 길을 가야하고, 정직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그릇된 관념을 갖게
   되었지만 그것을 극복해내야 함은 당위이지만 우리에게 모범이 되는 인사는 참으로 찾기가 힘들었었다.
     
     "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
  인간의 자존심이 
   활짝피는 사회, 원칙이 승리하는 역사를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소망이고 정치하는 이유이다."
   라고 그는 말한다. 정말 그런 세상을 일구기 위해서라도 존경의 대상으로 보호되어야 할 사람...

 

     링컨에게서 확인한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   그리고 정세에 대한 정확한 판단력과 역사에
   대한 뚜렷한 통찰력, 
자기의 가치관에 대한 확고한 신념 등을 그는 감명깊에 읽어낸다.  강력한 지도력은
   강권적 지도력이 아니며, 바로 대중의 신뢰와 민주적 절차에 
 뿌리박은 통합의   지도력이다. 또한
   수평적이고 개방적이며 자율적인 지도력이다.
 이러한 지도력만이 남북분단을 극복하고 지역갈등,
   계층대립과 같은 
 우리 사회의 고질에 대한 치유를 할 수 있다.  

 

    2002년도 국민경선 당시 某 인사가 노무현에게서는 설렁탕 한 그릇 제대로   대접받은 적인 없다고
   불평을 늘어놓는다는 소리를 듣고서 남긴 이야기속에서 그의 확고한 원칙을 또 발견하게된다.

 

    " 정치를 함에 있어 국가적 지도자로서 중요한 것이 뭐냐. 스킨십이냐 확고한 원칙과 신념이냐

   했을 때 선택하라고 하면 원칙과 신념을 선택할 것이다. 스킨십이 조직을 통합해  나가는 핵심적 수단이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합리적인 기준, 합의를
   준수해 나간다는 신뢰, 이런 것이
   조직의 통합력에 핵심이 되어야 한다. 
스킨십은 필요하되 부차적인 문제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이러한 입장을 지니고 있으니 그에게서는 계파와 같은 끼리끼리식의 패거리가 아닌 말그대로
   그의 정신과 철학 그리고 그가 내세우는 정책들에 대한
  생각을 같이 하는 동지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책에서 밝히는 노무현의 리더십은 다음과 같다.
 1) 노무현 리더십은 '주도적'인 리더십이다.

  - 어떤 어려움이 있을 때 올바른 판단과 긍정적인 사고로 문제에 접근하여   가치의 영향력을 확대한다.

  - 낙선 후 '농부가 밭을 탓할 수야 없지요' 라고 했다는 것에서 긍정적인 심성을 엿볼 수 있다. 

  2) 노무현은 늘 목표를 확립하고 행동한다.

   -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선택하고 구체적인 비전을 창출하는 습관이며 삶이다.

     이 요체의 핵심은 바로 원칙 중심의 행동 철학인 것이다.  

  3) 노무현은 중요한 것, 소중한 것을 먼저 행한다.

    - 사리사욕을 앞세운 소모적인 정쟁을 하지 않으며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우선시하거나 부조리한
       정치에 물들지 않는다.
 

  4) 노무현의 리더십은 상생의 정치에 기반한다.

    - 약자를 억압하고 강자의 논리만 내세우는 길은 취하지 않고,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서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회적 강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배타적인 태도를 취하지는 않는다.

  5) 노무현은 강요하기 보다 경청한 후 이해시킨다.

    - 처방에 앞서 진단부터 먼저 해야 한다는 것. 처방전을 쓰기 전에 우리들의   고통과 호소를 듣는다.
     그런 후에 자신의 처방을 이해시킨다. 진통제의
  중독성을 경고하면서 고통스럽지만 참아가며
     차근차근 치료해 나가자고 우리를
  이해시킨다. 

  6) 노무현은 시너지를 활용할 줄 아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 시너지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낮은 신뢰, 두목의식, 고자질, 잘못된 경쟁의식,  낮은 협력, 목적결핍,
     방어심, 빈정거림, 교활함, 편견, 얄미운 지적
 조직내 경계등이다.

    - 노무현에게서는 위와 같은 어떤 부정적인 장애물도 발견할 수 없다.

 

     분배를 보는 눈도 일면이 아닌 성장과의 관계속에서 정의를 내리고 있다.  " 분배는   기회의 균등을
    주된 수단으로 봐야 분배가 성장을 자극하고 다시 성장이 분배의
  몫을 키우는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이
    성장과  분배의 관계이다"
와 같이 말이다.


    
시장을 보는 눈을 보면, 시장은 자유롭고 공정해야 한다. 다만, 공동체의 삶과 개인의 행복 추구권을
    
확보하기 위해 환경,안전,인권,안보, 질서유지와 같은 곳에는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기업의 크기는 문제로 보지 않는다. 행위와 관행을 
문제로 본다" 와 같이 그는 시장경제를 신봉하면서도 
  과도한 시장자유주의를 경계한다. 
 

    폐쇄에서 개방으로, 불투명에서 투명으로, 권위에서 분권으로 이행하는 시대적  패러다임에 맞춰서
   부패, 갈등, 권위, 냉전에서 투명,통합,자율,화해의 방향으로
 모든 것이 갈 수 밖에 없다. 그는 일방적이지
   않고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이는 시대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고서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타고난 품성과 그가 걸어온 길속에서 갈고 닦은 결과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지지자 한명이 선물한 자택에 걸려있던 액자속의 글귀가 꼭 그에게 해당되지 않을까 싶다.

 

    " 도덕을 지키는 자는 한 때 적막하다.  권세에 아부하는 자는 만고에 처량하다.

      달관한 사람은 물욕 밖의 진리를 보고  죽은 후의 명예를 생각하고   차라리 한 때 적막할 지언정

      만고에 처량하게 되어서는 안된다. " 

 

      5년간의 온갖 힘겨움과 고통을 이겨내고 이제 그는 고향마을인 봉하에서  첫 겨울을 보내고 있다.
     아직도 그 시련은 끝이 나질 않았지만 머지않아 또 
봄이 올 것이고 그 봄이 오면 또다시 사람들은
     모여들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희망을 찾아서 일 것이고 또 제2,제3의 노무현을 기다리는
     마음들이 사무쳐서일 것이다. 

    
거기 모여든 사람 한사람 한사람 뿐만 아니라 노무현과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모든 이들이 곧 
   사람사는 세상에서의 희망임을 다시금 확인하며 책을 덮는다.
   
    2009년 2월 첫날 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