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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힘이 세다

다 지나간다.

" 커다란 조화의 물결 속에서
기뻐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말게나.
끝내야 할 곳에서 끝내 버리고
다시는 혼자 깊이 생각 마시게...-도연명의 신석(神釋) "


 

저자인 지셰린(2009년 별세, 향년 98세)은 중국 국학 및 동방학의 대가로써 중국인들의 정신적인 스승으로 추앙받은 분이다. 원자바오 총리또한 자신의 정신적인 스승이라고 표현한 바도 있을 정도...

그는 난더후투(難得糊途)(어리숙하게 보이는 것이 어렵다는 뜻으로 수양의 최고 경지를 말함)의 경지에 오른 대표적인 인물로써 12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황갈색 옷과 누더기 가방을 낀 노동자 행색으로 베이징대 캠퍼스를 누볐다고 한다.

그가 삶을 살아오면서 느낀바에 대해서 풀어놓은 에세이집이다. 신영복 교수가 추천한 바와 같이 노스승이 나란히 걸의며 들려주는 평상심을 기대하고서 들게 된 책이다.

온갖 사건들이 순간순간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서 각자가 처한 형태로 그려져 나가는게 우리네 인생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 속에서 항시 우리가 맞닿뜨리는 어려움속에서 찾게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인생항로상의 스승일 것이다.

본 에세이에서의 키워드는 '평상심'일 것이다. 인생 시점시점마다 느끼게 되는 슬픔,고통,기쁨,환희등에 대해서 그 순간에 너무 빠지거나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또한 지나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쁠때는 고통,슬픔을 생각해서 너무 감정을 폭발해서도 안될 것이고, 또한 우울하고 괴로울 때 또한 마찬가지로(반대겠지만) 다가올 좋은 경우를 생각해서 너무 밑 바닥으로 쳐 내려가지 말라는 것이다.

 평범함이 곧 진리이자 답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매혹적인 비결이나 비책을 기대했다가는 실망하기 딱 십상이다. 본 내용 속에서도 지선생이 본인에게 장수등의 비결/비책을 물어올 때마다 '비결이 없는 것, 또는 비결을 찾지 않는 게 내 비결이오'라고 답을 한다고 했다. 

 책을 덮으면서 학문에 대한 열정, 삶에 대한 평정의 마음가짐,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의 지속적 유지 등은 놓치지 말고 정말 배워야 할 점임을 다시 한 번 더 새긴다.


[ 참고 구절들 ]

"예로부터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으니, 한탄하지도 억울해하지도 마라라는 구절이 있다. 피할 수 없는 것을 대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피하지 않고 편안하게 대하는 것이다. "

"인간 사회의 발전이라는 기나긴 강물 속에서 어떤 세대에든 그들에게 지워진 임무가 있으며, 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인류 전체의 발전에 이바지 해야 한다. 인생에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면, 그건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행운이 찾아와도 불행을 생각하며 득의양양하지 않고, 불행을 겪어도 행운을 떠올리며 심하게 좌절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다. 언제나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 이것이 오래 사는 길이다."

"옷과 허리띠가 점점 커져도 후회가 없는 정신으로 학문과 사업에 매진하기를 바란다. 이것은 성공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이다. "

" Patience is the great virtue "

"서로 사랑하고, 진심으로 대하고, 이해하고, 참고, 사심없이 대한다면 가정이 화목해지고 무한한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인류의 발전은 릴레이 경주와 같아서 한 세대가 완주하고 나면 그 다음 세대에 바통을 건네주고, 그 세대는 다시 다음 세대에 바통을 건네준다. 이렇게 해서 릴레이 경주가 영원히 이어지고 지혜도 영원히 계승된다."

"옛날에 배우는 이에게는 반드시 스승이 있었는데, 그 스승은 진리를 전해주고, 학업을 전수해주며, 의혹을 풀어주는 존재다"

"자신이 늙었음을 차츰차츰 인식해나간다면 인생이 쓰고 또 써도 마르지 않는 샘물이 아님을 깨닫는 동시에,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느끼게 된다. "

"노년의 건강 유지 비결은 잘 먹고, 잘 누고, 잘 자고, 대범하게 생각하라 이다"

"삼국지 제갈량전에도 삼가 몸이 부서지도록 노력하고 죽음에 이를 때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정신이 나온다. "


[ 지셴린 선생이 좋아한 책 ]
1. 사기(사마천) - 억울한 궁형을 당했기에 우울한 심경을 글로 표현하여 글에서 비분강개한 감정이 드러나고
                         있다고 함.
2. 세설신어(유희경 편집) - 겉으로는 간략하고 소박한 듯 하지만, 그 속에 상당히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고 함.
3. 도연명의 시 -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라는 메세지이며 질박하고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은 멋이 있다고 함.
4. 이백의 시 - 자유분방하고 호방한 것이 특징이라고 함.
5. 두보의 시 - 어둡고 우울하며 대다수가 7언시(7율의 속박)라고 함.
6. 남당 후주 이욱의 사 - 담담하고 꾸밈없는 진솔한 어조에 고사를 인용하지 않고 구어체를 사용했다고 함.
7. 소동파의 시,문,사 - 시,서,화,문,사에 모두 능해 오절이라고 불리웠다고 함.
8. 납란덕성의 사 - 예술적으로 완벽의 경지에 다다라 있다고 함.
9. 유림외사(오경재) -과거 제도에 관한 내용으로 예술적인 가치가 돋보이는 책이라고 함.
10. 홍루몽(조설근) - 수많은 장편소설들 가운데 영롱하게 빛나는 진주라고 함.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