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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힘이 세다

진보의 미래


'진보의 미래'

 퇴임 대통령의 새로운 롤 모델이 될 것이라 믿으며 그 것이 가져올 우리 삶에 있어서의 방향성... 난 그것을 기대를 했었다. 공직에 복무하고 한 시민으로 돌아오면 우리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그리고 그 공직이 대통령이라 한들 권한을 위임받은 그 시절이 지나면 시민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또한 재임시절에 경험한 모든 것들을 뒤돌아보고 다양한 대안들에 대한 모색을 체계적으로  하여 다른 모든 이들에게 그 지식과 경험력이 온전히 전수되고 역사발전에 기여하기를 원했었다.

 

 " 2008년 10월경 노무현 대통령이 몇 명의 참모들을 부릅니다. 좋은 책을 내보자고 말합니다.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책, 우리 사회 공론의 수준을 높일 책, 민주주의 발전사에 길이 남을 책을 한번 만들어보자고 제안합니다. 구상을 설명하는 동안 대통령의 눈빛은 형형했고, 진지했습니다. 물러난 권력자가 아니라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뭔가 뜻 있는 일에 책임있게 헌신해야 한다는 역사의식과 소명의식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


 이책은 이렇게 시작이 된 것이었다. 그가 못다한 나머지 숙제는 남은 이들 모두에 의
해 2권, 3권이 계속해서 나올 것이다.  

                      

 

 

 국가의 역할에 대해서, 아이들의 성공에 대해서 고민을 풀어놓고 있다. "부모와 아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경쟁, 성공할 수 있는 교육, 패자에게도 가혹하지 않은 사회, 승자와 패자가 더불어 사는 사회, 이런 사회..." "경쟁을 폐지하자는 것은 아니다. 경쟁은 중요하다. 사회적 생산력을 위해서도 그렇고, 개인의 성공을 위해서도 그렇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역사적으로 그랬다.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 그리고 경쟁에 승리한 사람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더불어 사회를 바꾸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 


 국가의 역할이 달라지면 사람들의 삶이 달라질 것이다. 책에서 관통하고 있는 민주주
의 핵심인 '시민'이라는 개념. 그 시민들이 생각하는 만큼 나라의 수준이 결정되겠지만 이를 추동해내고 긍정의 방향으로 국가가 이끌어 나가도록 그 역할을 자리매김하는 것 또한 놓칠 수 없는 것이라 밝히며 이를 하나의 테마로 제안한다.

 

 진보와 보수, 진보의 시대와 보수의 시대, 진보의 나라와 보수의 나라 등 우리가 구분지어 일컫는 것들에 대해서 논리적 타당성과 실제적 결과를 검증해 보아야 하며 이를 위해 하나하나 살펴보아야 함을 또한 이야기 한다. 감세논쟁(감세는 투자와 소비를 활성화 시키는가), 복지 논쟁(복지병은 사실인가? 각국의 정책전개 방식과 성과는?), 민영화(민영화의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는?), 노동의 유연화, 규제의 철폐, 개방 논쟁, 구조조정 등...

 

 우리의 진보주의, 보수주의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수주의 나라, 진보주의 나라로 대변되는 경우를 놓고 비교해서 결과를 놓고 보아야 한다고 본다. 유럽과 미국이 될 것이며 한국의 경우는 어디에 있을까? (한국의 보수주의와 유럽의 보수주의를 같이 보면 안되고 유럽에서 복지병 이야기 한다고 한국에서 복지병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그가 결론 내린 진보와 보수에 대한 재미있는 정의를 소개한다.

" 공산주의 혁명이론은 버스 딱 세워놓고 몽둥이 들고 올라가서 '차주 내려와' '기사내려'하면서 패고 '우리가 몰고가자'하며 빵 가버리는 것이다. 진보라는 건 '차가 좀 비좁나? 그래도 뭐 다 같이 가야 되는 사람들인데 타야 될 것 아이가? 우리도 좀 타자' 근데 못타게 하니까 '왜 못타 인마, 김해 사람은 손님도 아이가?' 하며 올라타거든요. '김해 사람은 손님도 아이가?' 하며 그렇게 하고 막 밀고 가는 게 진보라는 것이다. 보수는 '야 비좁다 태우지 마라. 늦는다. 태우지 마라' 이거라는 것이다. (부산서 출발해온 버스가 김해에 오면 김해 정류장에서 늘 이런 싸움을 했다는 것을 예로 든 것임) " 

 

 진보의 가치는 한 마디로 말하면 연대의 정신 '함께 살자' 는 것이고 이는 '하나님의 자년로서 평등하게 태어나 더불어 서로 사랑하고  서로를 존중하라'는 가름침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자유 평등 평화 박애 행복 이런 개념들이 온전히 진보의 가치에 녹아 있는 것이다. 이데올로기 이전에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소양, 가치관의 바탕이 되는 정신 그것이 진보의 정수인 것이다. 그는 그런 진보를 꿈꾸어 왔던 것이다.

 

 그는 재벌경제, 경제력 집중화 효율성의 문제, 관료주의에 대한 생각(시대의 기온으로 극복 필요역설), 금융자본에 대한 규제와 감독의 필요성, 규제와 분배의 동시성, 빈부격차의 주원인인 노동의 유연화, 시장을 관리하고 조직하는 신종 계급의 등장(고액연봉 경영자등), 일자리 문제, 혁신과 사람에 대한 투자, 소득 불균형 양극화에 대한 생각, 노동 생산성에 걸맞은 소득 산출, 국가간 노동의 이동과 질 경쟁, 진보의 전략은 결국 '교육', 성장론을 선택한 국민등등 다양한 국가/사회적 의제들에 대해서 제대로 천착하여 보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갈피를 잡고자 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역사적으로 발전의 형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수
준이 이를 보장해 줘야 함을 계속 강조하고 있지만.  이책의 결론이 될 것이다. 역사의 진보와 시민의 역할에 대해서 그는 언급한다. "행동하는 시민없이 민주주의 없다" 고. 그가 말하는 시민은 「자기와 세계의 관계를 이해하는 사람, 자기와 정치, 자기와 권력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적어도 자기의 몫을 주장할 줄 알고 자기 몫을 넘어서 내 이웃과 정치도 생각할 줄 아는 사람. 이런 것을 일반화해서 정치적 사고와 행동을 하는 사람」이며 이런 개념에서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시민이고 그 시민 없이는 민주주의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렇게 풀고 있다. 그러한 시민의 범위를 넓혀 나가자는 것이 진보주의, 시민의 범위를 넓혀 나가는 과정을 민주주의라 할 수 있다며.

 

 시민들이 똑똑히 제 몫을 다하자. 즉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의(지배권을 가진 자본,언론등) 프레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 무의식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역사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지배 논리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중요한 거죠

 아직도 우리에게는 더 많은 만남, 더 많은 이야기, 더 많
은 할 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말이 결국은 그분이 우리에게 던지는 마지막 말이 되고 말았다. 안타깝다. 책을 덮자 작년 5월. 그 때 수원역 분향소 그리고 수원 연화장가는 길목 곳곳에 걸려있던 노란색 플래카드속의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그 글귀가  다시금 가슴을 울리며 메아리쳐 온다.